유앤미블루 공연 -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오랜 기다림 끝에 팬들과 해후하다 - 유앤미블루

지난 금요일 강남 LIG 아트홀에 유앤미블루의 공연을 보고 왔다. 고등학교때 이들을 알게 된 이후 10여년만의 첫만남이었다. 강남역 LIG 아트홀은 상당히 럭셔리한 곳이긴 했는대 규모가 생각했던것보다도 더욱 작았다. 맨 앞줄에 앉아있으니 내 발 바로앞이 스피커, 그 뒤로 바로 커튼. 기대감은 더욱 더 커져만 갔다. 7시에 도착해서 7시 40분에 공연장 들어가고 8시 조금 넘어서 시작하기까지 어찌나 시간이 더디 가던지, 무슨 시험보기전만 되면 긴장되서 배아픈것처럼 배가 슬슬 아려오는게 긴장이 무지막지하게 됐다. 아아, 드디어 이런 날이 와버렸구나..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유앤미블루의 연주 소리가 터져나오고 커튼이 걷혀지는대, 이때의 감정은 글쎄, 글로 표현하기가 너무 어렵다. 내눈으로 그것도 2~3m앞에서 형님들이 직접 기타치고 노래부르는 모습을 본다는게 시작할때까지도 믿어지질 않았으니 말이다. 눈앞에 있는 사람들이 정말 유앤미블루가 맞는가.. 저사람이 진짜 방준석인가.. 이사람은 진짜 이승열이고 ?? 두세곡정도 노래가 진행될때까지 사실 나의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넋나간듯이 보고 듣고 하다보니 어느새 눈가도 촉촉해지고;; (아, 챙피해라). 4곡 스트레이트로 연주한 후 두분의 멘트가 시작될때쯤에 정신이 그나마 돌아온 듯 하다.

공연은 14곡의 신곡과 4곡3곡의(몹쓸기억력) 기존 노래로 2시간 꽉 차게 앵콜없이 꾸며졌다. 일단 유앤미블루의 12년만의 공연에서 받은 느낌은 음악스타일이 예전의 유앤미블루의 그것과는 많이 달라졌다. 쉽게 말해 예전에는 잔잔한 음악을 했었다면 지금은 어깨가 들썩여지는 음악의 비중이 높아졌다. 그리고 이건 나만의 생각일 수 있는대, 처음에 유앤미블루를 접했을때 받은 느낌이 U2였다면 이번 공연에서 받은 느낌은 페이브먼트였다. 특히 방준석과 이승열의 보컬을 듣고 있노라면 페이브먼트의 그것과 같은 느낌이 강했다. 비슷하다고해서 안좋다는 말은 절대절대 아니다. 여전히 유앤미블루는 나에게 있어 최고의 국내 밴드로 자리잡고 있다. 단지 내 어줍잖은 글 실력으로 표현을 못하니 비교대상을 페이브먼트로 꼽았을 뿐이다. 페이브먼트와 비슷하다는 말 취소- 그냥 목소리가 터지는 부분에서 좀 비슷하다 느꼈다. 나의 얕은 귀를 용서하길. 그만큼 이번 유앤미블루의 신곡들은 과거와는 색깔이 많이 달라졌다는 말이 되겠다. 싸이키델릭한 분위기가 풍기는 넘버도 있으니.. ㅎㅎ

아직 한글 가사를 못입혀서 전부 영어로 불렀는대 9월 고양문화재단 공연에서는 한글로 변환해서 부르겠다니 이번과는 또 다른 느낌이 공연이 될 듯 하다.

유일하게 제목이 기억나는 곡이 있는대, ain't good enough(맞나??) 방준석과 이승열이 번갈아가면서 같이 부른 곡인대 노래 좋은건 당연한거고 둘이서 그렇게 같이 부르는 모습이 그렇게 잘 어울리고 행복해보일 수가 없었다. "드디어 이런날이 왔군요.." 라는 방준석의 말처럼 그들의 컴백을 알리는대 더 없이 좋은 음악이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보아온 공연 중에서 가히 최고의 공연으로 꼽고 싶다. 그동안 누군가가 우리나라 가수는 누구 좋아하냐고 물을때 알던 모르던 유앤미블루라고 당당해 얘기해왔고, 심지어 소개팅에서도 그런질문 받으믄 유앤미블루라고 대답하며 대화의 맥을 끊어버리기도 했는대, 그들이 언젠가 돌아왔을때 이런 벅찬 기분 느낄라고 그렇게 일편단심 유앤미블루였나보다.

방준석과 이승열. 유앤미블루가 아닌 각자의 길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면서 여기까지 왔지만 그 둘은 역시 같이 나란히 서서 마주보고 연주하고 노래부를때가 진짜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그렇게 좋아하고, 그렇게 잘 어울리고, 그렇게 뭐에 홀린것처럼 둘이 공연할꺼면서 왜 이제서야 돌아왔을까..

ps. 사진은 없습니다;; 사진에 대한 제재가 심했던 까닭도 있지만 찍을 생각도 못했다능... ㅠㅠ

by acrobat | 2009/08/02 23:11 | CULTURE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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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공감 at 2009/08/03 00:32
저도 그 자리에 있었는데 ... 이보다 좋을 순 없다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꿈의 무대였죠.
Commented by acrobat at 2009/08/03 22:05
공연 그 자체도 멋졌지만 둘이 한 무대에 서서 2시간을 공연한다는거 자체가 꿈만 같았다죠... ㅎㅎ
Commented by 태엽이 at 2009/08/03 10:08
속된말로 심 본 공연이었습니다.
원래 이승열님 팬이어서 덕분에 유앤미블루도 알게 됐는데.. 예전 유앤미블루의 음반과는 또 다른 새로운 음악을 들고 오셔서 너무 반가웠었지요.
하아...ㅠㅠ 다시 생각해도 한숨만;
Commented by acrobat at 2009/08/03 22:06
십여년만의 무대가 그렇게 꽉차고 알차게 이루어지리라 누가 짐작이나 했겠습니까.. 전혀 녹슬지 않은 음악과 연주.

근대 왜 한숨만요.. --??
또 공연 기다리기 힘드셔서요 ? ㅎㅎ
Commented by 샤방Savatage at 2009/08/03 12:23
전 결국 못보고 신나라가서 유앤미블루 재발매된 1,2집만 다시 샀다능... ㅠㅠ
Commented by acrobat at 2009/08/03 22:06
1,2집과는 다른 3집을 기대하세요~~~!!!!
Commented by 태엽이 at 2009/08/03 23:30
네. 공연을 보고 뒤돌아서니 아쉽고 또 아쉬워요.
이런 좋은 음악 또 어디서 듣겠나..하고요.ㅋㅋㅋ
Commented by acrobat at 2009/08/04 09:01
어익후.. 블로그 방문했었는대요... 보니깐 그 3일의 공연을 멋들어지게 글로 풀어내셨던 분이셨군요!! ㅎㅎ 반갑습니다~ 인터넷에서 검색할때마다 태엽이님 글이 다 걸려서 읽어봤답니다~ ^^
Commented by 태엽이 at 2009/08/04 11:08
커헉.. 그걸 다 읽어보셨군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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