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 - internal

2주내에 2일만 휴가를 갖다 오라는 높으신 냥반들의 지시에 부랴부랴 휴가를 정했다. 7월 31~8월1일 -.-;; 토요일, 일요일까지 합쳐서 3박 4일..
올해 휴가 얘기가 처음 나왔을때부터 어디를 갈까 어디를 갈까 하다가 템플스테이라는걸 한번 해봐야겠다 싶어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결국은 휴가 이틀전까지 아무데도 못정했더랬다 -.-;; 이래선 아무데도 못가겠구나 싶어서 알아보는데 아니나 다를까 죄다 만땅이랜다. 만땅일꺼라 생각은 했지만 알아본 10여군데의 사찰이 다 만땅이라니..

사실 제일 처음에 영주 부석사를 알아봤다. 이월님이 추천해주셨는대, 정식으로 템플 스테이를 하는 곳이 아니어서 그런지 종무소로 전화를 했더니 총무스님한테 허락을 받고 와야 한다는 것이다. 초큼 까다롭다는 생각에 다른 곳을 알아본건대, 결국은 기댈데라고는 부석사밖에 없어서 다시 전화를 해서 허락을 받았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곤란하시다 그러셨지만 평일날 들어가서 토요일날 나올거라는 말에 그때는 괜찮다면서 몇가지 주의사항만 말씀해주시고 오라신다. 그렇게 해서 7월 31일 ~ 8월 2일, 올해 나의 여름 휴가는 부석사로 정해졌다.

동서울 터미널에서 풍기행 버스를 타고, 풍기에서 1시간에 한번씩 있는 부석사 가는 버스를 타고 그렇게 도착을 했다.
막바지 장마인지 찔끔찔끔.. 그러나 멈추지 않게 비가 온다.






일주문과 천왕문을 지나는대, 역사가 깊은 사찰이라 그런지 거리가 꽤 된다.

종무소가서 신고(?)를 하니 방을 배정해 주는대, 들어가라는 방에 들어가니 왠 도사님같은 노인분이 누워계셨다. 혹시나 깨울까 싶어서 조심조심 들어가서 짐을 푸는대 벌떡 일어나셔서 무서웠다. 부석사에 한 100일 정도 머무르고 계신 분인대 이야기를 나눠보니 불심이 굉장하신 분인것 같다. 샤워 한판 땡겨주고 일단 주변 수색부터..





숙소 옥상인대, 그냥 민박집 같은 분위기다. 도사님 말씀을 들어보니 인도에서 몇년씩 지내다가 들어온 사람, 부석사에서 만나 결혼하여 애 데리고 휴가 온 사람, 일주일에 한번씩 온다는 사람 등등 전부다 부석사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 들어와 있는 것 같다.

도사님 말고, 부산에서 부부가 같이온 사투리 걸걸하게 쓰시는 처사님(남자는 스님 아니면 처사라고..), 상주에서 기도하러 올라오신 처사님이 나와 같은 방을 쓰게 되었다. 저녁 공양을 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대 부산에서 오신 처사님, 또 나의 솔로 생활에 대해서 아픈 구석을 콕콕 찌른다 -.-;; '어디 문제 있는건 아니재 ?' '네..^^;;;'

부석사는 7시 저녁예불과 새벽3시 아침예불을 거르면 얄짤없이 쪼까낸다고 한다. 예전에 엄마가 동네 아주머니들과 부석사에서 하루 머무른적이 있는대, 새벽예불에 참석을 안하신 아주머니들이 총무스님한테 눈물 쏙빠지게 혼났다고...

약 30분간의 예불이 끝나고, 기도시간이 왔는대 사람들이 많이 나가길래 나도 따라서 나갔다. 근대 도사님이 '자네는 기도하러 왔으니 기도하고 와.. 난 매일 있었기 때문에 안해..' 부산에서 오신 처사님께 기도 해야되냐고 물으니 자기는 피곤해서 못하겠다면서 나보고는 하고 오란다. 그래서 했다. 1시간동안 '관세음보살'만 외치다 언제 끝나나 싶어 중간에 나왔지만 말이다. 사전에 알아보기로는 템플스테이에서는 예불만 참석이고 그 이후 기도는 자율이라고 했는대, 부석사.. 쉽지 않다. 정식으로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사찰이 아니라서 봐주는게 없나보다. 국내 최고의 기도빨 잘받는 기도도량이라고 하던대 .. 나에겐 쉽지 않다 -.-;;;

중간에 나와서 숙소로 돌아가니 도사님과 다른 처사님들이 이왕 하는거 끝까지 해야지 중간에 나오는게 어딨냐고 핀잔을 준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러고 세 처사님과 10시까지 나라 돌아가는 꼬라지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다 10시 반이 되서야 잤다.
누워서 생각해 보는대, 부석사는 단순히 쉬러 가는 곳이 아닌 것 같았다. 불심이 깊어야 녹아들 것 같은 사찰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처음에 템플 스테이를 생각한 것은 그냥 조용한 곳에서 아무 방해도 안받고 뒹굴면서 독서나 좀 하다 올 생각이었는대 너무 쉽게 생각했다. 게다가 첫경험지로서의 부석사는 꽤 세다. 내게 불심이 있을랑가 모르겠지만 나의 얕은 불심으로는 뭔가 죄를 짓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천해주신 이월님께 부끄러울 나의 가벼움 ㅠㅠ)

새벽 3시에 일어나라는 목탁소리에 일어나 새벽예불에 참가했다.
촛불만 밝혀진 무량수전에 앉아서 예불이 시작되길 기다리면서 듣는 북(?)과 범종소리는 꽤 괜찮았다. 마음이 차분해진달까 ? 졸릴 것 같은대 잠이 전혀 안오고 잠을 깨게 해주는 소리다.
새벽 예불은 30분 정도 예불을 한 후에 1시간동안 참선을 한다. 참선이라는게 별거 없고, 그냥 앉아서 1시간동안 있는건대, 다리가 저려서 미칠뻔했다. 스님들을 비롯해 다른 불자님들은 진짜 1시간동안 꼼짝않고 앉아 있는대, 역시 난 아직 무량수전에 앉아 있을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

참선이 끝나고난 후 다시 약 1시간의 기도..
몇몇 나가는 사람들 틈에 껴서 나갔다 -.-;;; 그 도사님도 나왔는대, 또 뭐라 할까바 숙소로 안가고 부석사의 새벽을 느끼다 숙소로 들어갔다. 근대 '지금 들어오는거 보니깐 기도 안했구먼..' 이러신다 -.-;;

6시 아침공양까지는 다시 처사님들과 세상 꼬라지에 대한 대화 -.-;;

아침 공양 후 9시에 있는 사시불공까지 다시 처사님들과 이런저런 대화...
대화를 하면서 마음 먹었다. 점심공양 후 하산하겠노라고..나중에 무언가 알게 되었을때 다시 오겠다고..

9시에는 사시불공이 있는대, 분명히 참석하라고 할 것 같아서 시간 맞춰서 부석사 나들이를 했다.


↑ 뜰앞 삼층석탑

↑ 범종루

↑ 범종각

↑ 안양루 뒤로 웅장한 무량수전이 얼핏 보인다

↑ 무량수전

전통 건물에 대해서 그다지 보는 눈이 있는 것도 아니고, 관심 있는 것도 아니지만 무량수전은 정말 너무 멋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조 건물이라고 하는대, 그 명성에 하나 부끄럼 없는 모습이다. 특히 그 유명한 배흘림 기둥. 법당에 앉아서 계속 보고 있으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흐를 정도로 푸근한 느낌이다. 사진으로는 그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가 없다. 저때 사시불공이 진행중이었는대, 뭔가 죄를 지은듯한(-.-) 기분에 더 자세히 못찍은게 안타깝다.


↑ 삼층석탑과 무량수전

↑ 조사당. 이것 또한 국보

↑ 왜 부석사가 되었는지 알려주는 부석

↑ 역시 국보인 무량수전앞 석등. 뒤는 안양루

그렇게 부석사 나들이를 즐겁게 끝내고 숙소로 돌아가 점심 공양때까지 책을 좀 보다가 점심 공양을 하고는 같은 방 쓰는 처사님들께만 인사드리고 부석사를 나왔다. 여자친구 생기면 꼭 같이 오라고 도사님이 그러셨는대... -.-;;
아, 나가기전에 불전함에 보시하는 것은 잊지 않았다. 특별히 참가비(?)를 받는게 아니라서 대충 템플스테이 1박2일 싯가-.-; 에 맞춰서 했다.



↑ 내려오면서 천왕문의 사천왕을 보는대, 왠지모르게 섬뜩했던 이유는 무얼까? --;

내려가는길에 생각해 보는대, 나중에 기회 되면 일단 정식으로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사찰에서 내공을 좀 쌓은 다음에 부석사에 다시금 들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가벼운 마음으로 1400년 역사의 사찰 부석사에서 머무르기엔 많이 부끄럽다.

그래두 뭐 특별한 경험을 했다!! 처음엔 다 그런거지 뭐~!! ㅎㅎㅎㅎㅎㅎㅎㅎ
라는 생각을 하고 버스타고 소수서원으로 출발했다.


덧글

  • 슈3花 2008/08/05 02:46 # 답글

    후하~ 쉽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군요!! 나중에 저도 템플스테이 하게 되면 acrobat님께 꼭 여쭙도록 하겠사와욧!!
  • acrobat 2008/08/05 22:58 #

    아니에요~ 내공이 조금 쌓이면 즐길 수 있고 많은걸 배우고 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에구, 슈3花님께서 문의하기 전에 먼저 열심히 체험해봐야겠군요..~~~ -.-;;
  • 은사자 2008/08/05 23:40 # 답글

    저는 예전에 지리산의 절에서 템플 스테이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걸 템플 스테이라고 지칭한다는 걸 acrobat님 글 보고 오늘 처음 알았어요) 저도 그런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불교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기구요. 부석사에는 당일로 갔었는데 너무 외국에만 오래다녔더니 사진으로 보는 풍경들이 너무 정겹고 반갑고 그래요. 저도 한국 대학다닐때는 국내 여행도 자주 갔었는데 너무 오래 잊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나라에도 참 좋은 곳 많죠?

    그나저나 휴가 너무 짧으신거 아니예요 T.T
  • acrobat 2008/08/06 12:37 #

    우리나라는 나름대로 잘 다녀봤다고 생각하는대, 아직도 가봐야 할 곳이 많은거 같아요. 게다가 전통 건축물에 대해서 아름다움을 느끼기는 처음이라서 다른곳도 막 가보고 싶다는.. ㅎㅎㅎ

    휴가.. 너무 짧은거 맞아요!! ㅠㅠ
  • 미향 2008/08/06 14:42 # 삭제 답글

    템플스테이... 좋은경험하고 왔네..
    ㅋㅋ 혼자서 잘도 돌아댕긴다..
    도사님말처럼 담엔 꼭 여친이랑 가거라
  • acrobat 2008/08/08 01:11 #

    경험이야 좋은 경험이었지 ㅋㅋㅋ
    그리구 언제든지 또 해 보고 싶은 경험이었다.

    혼자 여기저기 싸돌아댕기는것도 해보면 괜찮드라. ㅡ0ㅡ
    뭐든지 내맘대로 하니까 ㅋㅋㅋ
  • dune 2008/08/09 02:24 # 삭제 답글

    넌 이런데 누구랑 가는거닝??
    템플스테이 순간 뭔가 했다-_-; 알아듣기 쉽고 말하기 쉬운 우리말 써줭
  • acrobat 2008/08/09 08:26 #

    뭐 꼭 누구랑 가야 하는건가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삐뚤어질테다 -.-;;

    그리구 템플스테이라고들 원래 말해서 저두 그렇게 말한거에요~
    뭐 어디서는 '사찰체험'이라고들 하기도 하구요..
  • 2008/08/11 21:3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acrobat 2008/08/12 14:21 #

    어이쿠, 죄송하긴요~~~ 덕분에 휴가를 즐겁게 보낼 수 있었고 또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걸요~
    반드시 시간내서 주말에 다시 한번 꼭 가고 싶습니다. 히히히..
  • angela 2008/09/19 04:47 # 답글

    가끔 놀러와 예전에 올리신 글들 찬찬히 읽고 가네요.
    이건 저도 해보고싶었던건데...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예불이라.. 쉽지 않네요ㅎ
    다음에 또 다른 절에 가실일이 있으시거든.
    남해 금산 보리암이란 곳에 가보세요..

    아.. 것보다 남해로 휴가 가실 일이 있으시면. 하루 일정에 넣어보세요...
    괜찮을듯..ㅎ

    그럼. 오늘하루도 즐겁게!
  • acrobat 2008/09/21 12:58 #

    보잘것 없는대 놀러와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ㅎㅎㅎ
    남해는 한번 가본적이 있긴 있는대 찍고 돌기 여행이었던지라 언젠가 시간되면 한번더 가보고 싶은 곳이긴 합니다.. 그런대 멀어서요.. 크크..

    즐건 하루 보내세요..^^

  • 무주상 2016/03/16 02:29 # 삭제 답글

    안녕하셰요 저도 부석사에서 장기간 기도를 조금 하고싶은데 혹시 비용이 드나요? 기간은 최대얼마라던지 그런것도 있는지 혹시 방은 여러명이서 같이 쓰는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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